2000년대 초반 간척지 논에서 큰 문제를 일으켰던 흑다리긴노린재.
개인적으로 그 넓은 갯벌을 엎어버리고 간척하여
논으로, 공장부지로, 주택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과연 얼마나 득이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급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부자연스러운 결과를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예가 이 흑다리긴노린재이다.
물론 간척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이들 뿐만은 아니지만 (깔따구류가 대발생하여 문제가 되는 곳도 있다)
갯벌을 간척하는 과정에서 방치되고 있는 땅은
원래 이곳에 살던 식물이 아닌 식물의 유입을 막을 수 없다.
(갯벌이 육지화되면서 식물의 군집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정착하고 있던 식물이 변화하게 되면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과 그들을 포식하고 사는 육식성 동물의 군집 구조도 바뀌게 되는데
특히 식물을 직접적으로 먹고 생활하는 종의 분포가 눈에 띄게 바뀌게 된다.
흑다리긴노린재도 그 중의 하나로
이들은 띠 - 산조풀 - 벼의 기주교대를 하면서 1년에 3세대가 출현한다.
성충으로 월동하여 띠가 개화하는 5월 초순에 출수한 띠의 이삭에 붙어 흡즙하고
6~7월에 산조풀이 개화하면 1세대 성충이 산조풀로 이동하여 흡즙하고 산란한다.
이후 벼가 출수하는 시기에 맞춰 2세대 성충이 출현하는데
이때 벼에는 반점미가 발생하는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흑다리긴노린재의 피해는 간척지 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가장 큰 수혜자일 것이다.
(이들의 밀도를 급증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방치되고 있던 간척지가 공장, 주택, 논 등으로 용도 변경이 일어나면
이들의 발생은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이미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정부는 녹색성장이니 하면서 환경을 보호한다고 말만 하고 있는데
이미 파괴된 갯벌은 어쩔 것인가..
'Nature & Life > Life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대노린재 약충 (0) | 2012.05.30 |
---|---|
십자무늬긴노린재 (0) | 2012.05.30 |
끝검은방아벌레붙이 (0) | 2012.05.29 |
쌀바구미 (0) | 2012.05.29 |
물방개 (0) | 2012.05.24 |